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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Happening

이즈란 2022. 12. 3. 20:41

 

우연히 케이블 TV의 영화채널에서 본 영화.
나는 종말론에 좀 심취해 있는 편이다. 인간의 멸망이나 파국같은 이야기는 암울하고도 설득력이 있다.
인간의 종말을 원해서 종말론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재난영화를 즐기는 포인트는
영화속의 '살아남은' 인간들이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비단 나 뿐 아니라 재난영화를 즐기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할 것이라고 난 감히 말하고 싶지만 말이야.
'How to survive' 
얼마나 매력적인 주제인가. 사실 이 주제는 재난영화나 종말론을 다룬 영화에서 뿐 아니라 오락프로 전체에서 반복되고 강화하는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영화. Happening.
아무 생각없이 보기 시작했는데, 어쩌다 보니 끝까지 보았다.
그리고 몇일동안이나 머리속에서 맴돌았다.
 
사람들에게 반응하여 toxin을 뿜어내는 식물들.
지구의 생태계에서 인간을 몰아내려고 한다.
그 toxin은 인간을 미치게 한다. 자살하게 하는 것이다.(얼마나 통쾌한 자연의 복수인가!!!;;;;;)
죽어가는 인간들. 우왕좌왕하는 인간들.
 
이보다 더 흥미로운것은 주인공인 고등학교 과학선생 나부랭이가 어떻게 해서 이런 소동속에 살아남을 수 있었냐 하는 것이다.
그는 갑자기 집단으로 사라지는 꿀벌의 경우와 상관지어서 상황을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이상행동을 하게 되는지 유추해낸다. 그리고 그것이 맞아떨어진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빨리 해답을 찾아내라'고 종용하는 아이들 앞에서
'잠깐만, 이렇게 하면, 저렇게하면' 뭐 이러면서 허덕거리며 행동의 방향을 찾아내는 장면이다.
이런 장면들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그가 'solution'을 찾아내서가 아니었다.
그런식으로
solution을 얻을 수 있을거란 영화적 상상력에 어이가 없어서였다.
(아마도 그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의 작은 바램일테지만 말이다.)
 
사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굉장히 낙천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의외로 많은 재난영화들이 이런식으로 낙천적이다. 비관적인 재난영화의 진수를 꼽자면- Dawn of the dead 정도가 아닐까 싶다. 갑자기 삼천포지만 'Dawn of the dead (새벽의 저주)'는 단연 종말영화의 백미이자, 좀비영화의 모범이라고 장담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2003년도 버젼이 최고라고 생각함. 심장이 쫄깃해지는 그 박진감이란!!)
 
아무튼간에,
주인공 남자는 며칠간의 악몽의 순간을 논리의 힘으로 잘 헤쳐나갔다. 아내와 아이도 지켜내었다.
하지만, 인간은 그대로이다. 사실 우리들 인간 종족의 본능은 스스로 수를 억제한다던가 자연과 더불어서 섞인다던가 하는 것들과는 멀어진 지 오래인듯 하다.
영화에서도 결국 그런 자연의 발칙한 반란은 'Happening'일 뿐이다. 인간은 변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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